충남대학교 교환학생 자격으로 처음으로 오사카 교육대를 다녀온 일어일문학과 연규진입니다.
1. 수업
충남대에서 일본어수업을 들으셨다면 크게 어려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나름대로 일본어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일본 현지에서 네이티브 교수님들의 수업을 듣는 부분에 있어서도 크게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충남대 일어일문학과에도 훌륭하신 원어민 교수님들의 수업이 개설되어 있고, 저는 그 분들의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일본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자신감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을 시험해보는 장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어를 전공하시는 학생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일어일문과 전공 수업은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사카 교육대는 기본적으로 교대 즉, 선생님을 양성하는 학교입니다. 그래서 인지, 간사이 지방 내에서 오사카 교육대학교의 수준은 최고로 여겨지고 있고, 오사카 시민들과 마주칠 때 학생증을 보시면 어디든 명문대라며 추켜세우는 좋은 대학교입니다. 오사카교육대의 수업은 기본적으로 학부생 수업이외에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 커리큘럼이 편성되어 있고, 본교의 정규 입학생, 즉 학부생이 아닌 교환학생자격으로 오사카교육대학에 가시는 학생들도 일본인 학생들과 함께 학부생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만, 해당 과목의 담당 교수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이런 학부생 수업을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 충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전공수업의 수업 레벨과 비슷합니다. 충남대학교에서 충실히 일본어수업을 충실히 수강 하신 분이라면 무리 없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유학생들 대상으로 개설된 일본어 수업은 모두 전공으로 학점인정이 되는 수업이니, 현지에서 전공수업을 듣는 다는 생각하시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세계 각지에서 온 유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 다는 점에서 굉장히 재밌습니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일본어를 매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저에게 큰 경험이었습니다. 수업의 진행방식으로 참신했던 것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는 다는 점입니다. 물론 문법 수업 같은 경우도 주입식에서 탈피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같이 토론하는 식의 수업이 대부분이니, 회화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말하는 연습은 편안한 유학생활을 대비해 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모든 수업은 일본어로 진행되니 일본어 상용한자를 익혀두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시험은 물론, 하다못해 수업 진행 중 시청각 자료(영화, 드라마, 버라이어티 방송 등등)를 보고 감상문을 제출할 때도 반드시 한자로 일본어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는 점이, 한국에서 일본어 수업을 들을 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저에게 가르침을 주셨었던, 사쿠라이 노부히데 前 충남대 교수님이 제에게 항상 습관처럼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자를 꼭 공부하라는 말씀이신데요. 한자를 꼭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교수님의 교육 지론이셨습니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가장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자를 못 읽고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자 공부를 열심히 해두셔야 좋겠죠?
저는 평소에 한자 공부를 많이 안했기 때문에 유학 와서 고생한 케이스입니다. 물론 오사카 교육대의 교수님들은 상당히 엄격하게 교육을 해주셔서 정말 공부는 힘이 들었지만 확실히 저 스스로가 1년 사이에 일본어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조금만 신경 써서 준비를 해서 일본에 가신다면 실력향상의 극대화를 맛보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2. 학교생활
학교주변의 교통편은 편리하지는 않습니다. 오사카에 입지하고 있어 큰 대도시를 기대 하 실수 있겠지만, 오사카 교육대학은 오사카에서도 외곽 쪽이고 오히려 나라현과 접해있는 오사카의 끝자락이라 시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도 학교는 산속에 있습니다. 저는 교내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에 거주했기 때문에,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을 갈 때도 등산(?)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외출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교내에도 편의점이 있습니다만, 생필품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일단 적인 편의점이라기보다 음료와 과자 빵, 인스턴트식품, 도시락 등을 파는 학교 매점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찍 문을 닫고 이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품으로는 사실 생활하기는 불가능 하니 생필품 등은 교내에서 구입이 불가능 합니다. 학교 정문 밖으로 나가서 외길을 따로 2분 정도 걸으시면 전철역이 있습니다. 전철역에서 기숙사 까지 대략적으로 거리로 치면 충남대학교 정문에서 인문대학교를 거쳐 서문까지 가는 정도의 거리인데요. 이 거리를 수많은 계단으로 오르셔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평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산길을 내려가는 길부터 오전 07시부터 오후 07시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운용되고 있는데요, 이 시간 이외에 외출을 자연스럽게 자제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선택은 본인인 하시는 거겠죠. 또 교내에서부터 전철역까지 운영되는 버스도 있습니다. 이 버스는 교내에서 무료로 한 달에 5장씩 받을 수 있습니다만, 저는 외출을 자제하고 학교 밖에 잘 안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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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치안
최근 일본인들의 우익단체의 반한 시위가 오사카에서도 벌어졌었고 제가 일본에 있을 때도 이런 일들이 일어났습니다만, 사실 저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일본에 이러한 정치적 색을 띄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아닌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사카 뿐만 아니라 일본의 치안은 한국과 비슷합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우익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 한 두 군데는 정말 위험하기도 합니다만, 사실 일부러 그 곳을 가지 않는 이상 치안문제로 곤란을 겪을 일은 100% 없다고 확신합니다. 다만 자정이 넘은 밤에 시내나 번화가 근처를 여성혼자 외출하는 일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이니 따로 언급을 안해 드렸습니다만, 오사카 교육대가 교내에 편의점이 일직 폐점을 합니다. 오후 6시가 넘으면 편의점이 문을 닫아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간에도 외출을 하는 학생들도 있더라구요.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이 전철로 한 정거장 거리인 ‘고쿠부’라는 곳인데요. 이전에 와있던 유학생들은 전철이 끊기고 가끔 편의점에 들리기 위해 밤에 전철길을 따라 ‘고쿠부’의 시가지 까지 나가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걸어서 20~30분 걸리는 거리인데요. 가는 길에 전등도 없고 차도 옆으로 나있는 좁은 인도를 계속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니, 자제해주시길 바랍니다.
4. 주거
주거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교내에 있는 학생 기숙사입니다. 일본인 기숙사 건물이 입주되어 있는 곳 바로 옆에 함께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가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는 남녀 공용 시설이라서, 남녀가 같은 건물에 거주하게 되는데요. 1층은 남자들만 거주하고 일부남자들은 여자들과 함께 2층에서 거주하고 3층, 4층은 여학생 전용입니다. 그래서 2층에 거주하는 남자들은 1층까지 내려와 샤워실과 식당을 사용하는 불편함도 있더라구요. 저는 다행히 1층에서 거주하고 있어서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방은 1인실이구요. 방안에 냉장고, 에어컨, 책상, 침대, 옷장, 세면대, 화장실이 있습니다. 샤워실과 주방만 공용입니다.
5. 그 외
사실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오셨다면 최상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로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상 교내에서 공부하는데 마음 흔들릴만한 여지도 없구요. 산속이라 공기도 좋습니다. 여름에 벌레들이 많은 것은 좀, 힘들지만요. 그리고 나름 냉난방이 잘되는 편이어서 에어컨으로도 불편함은 없으실 것 같구요. 펑펑 사용하셔도 월세가 20만원이 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저는 평균적으로 월세가 한화기준으로 14만원 정도 였습니다. 공과금 다 포함해서요. 굉장히 저렴합니다. 그리고 매달이 건강보험료가 2만원 정도 지출 되고 핸드폰 요금은 별개이니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결국 생활비로 지출되는 부분에 있어서 공과금과 기숙사비가 20만원 아래쪽이니 크게 부담은 없습니다. 식비나 기타 비용 지출 또한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난바 시내까지는 전철로 2번 환승으로 40분 정도 걸리니 사실 교통이 그렇게 불편하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전철비용이 불편합니다. 일본은 구간별로 요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세 정거장 거리 간격으로 가격이 다릅니다. 많이 비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난바역까지 한화로 4000원 정도 이고 왕복이면 8000원 정도 생각하시면, 전철로 40분 거리인데, 우리나라 서울역 지하철을 생각하면 굉장히 비쌉니다. 환승도 안되니까요. 갈아타실때마다 요금 다시 내야 합니다. 그래도 일본은 전철로 어디든 다 갈 수 있을 정도로 전철이 잘 정비 되어 있습니다. 오사카교육대학교 역에서 25분 정도 가면 있는 격투기 선수 추성훈씨의 본가로 유명한 쯔루하시 역에서, 인접해 있는 나라현, 교토현, 효고현 까지 전철로 3시간 내에 다 갈 수 있으니 방학이나, 골든위크나 주말에 계획 잡고 당일치기나 단기 여행도 가능한 일정입니다. 전철만으로도 여기저기 갔다 올 수 있는 좋은 입지 인 것 같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한국과 시스템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서, 딱히 신경 쓸 부분은 없습니다. 물론 사고방식은 차이가 있겠지만요. 하지만 이것도 적응 되면 한국인들과 다른 것이 아니라 그냥 개개인의 차이라는 점을 느끼실 겁니다. 이 세상에는 이런 저런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냥 일본에서 재밌게 지내시면 될 것 같아요. 오사카 교육대학에는 유학생들과 일본 학생들과의 교류 동아리도 존재하여,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생활 전반의 고민(공과금 처리, 전철 환승요령, 핸드폰 계약 절차 등등)에 대한 상담도 해주고, 특히 초행길 안내는 정말 눈물날 정도로 친절한 친구들이 많아서 저는 정말 편하게 생활 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특이사항을 말씀드리자면, 전철역이든 건물내부이든, 어디서든 에스컬레이터를 타실 때는 오른쪽에 서서 타시고 왼쪽은 부분은 사람들이 걸어서 지나다닐 수 있게 비켜서야 합니다. 그런데, 오른쪽에 서서 타는 것은 오사카만 해당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도쿄는 왼쪽에서 서서 탄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사소한 지역별 차이만 잘 인지하고 계시면 정말 큰 불편 없이 재밌는 유학생활을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기숙사에 거주학생들 끼리도 도움을 청하면 기꺼이 도와주는 좋은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아시아권 학생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영미권 학생은 많이는 없습니다. 아시아권이 80%정도 이고 아시아권에서도 중국과 대만학생들이 80%정도 이고 나머지가 한국 싱가폴, 필리핀, 인도 등등이었습니다. 유럽이나 영미권 학생들도 소수 있습니다만, 저는 프랑스 친구들과 주로 어울렸는데요, 일본에가서 프랑스 친구가 생길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터라 저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고 자산이 된거 같습니다. 외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국제교류본부와 학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전반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조금씩은 다 다룬 것 같으니, 여기서 수기를 마치겠습니다.
오사카 교육대를 생각하시고 계시는 분들은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