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의 목적은 말레이시아 교환학생에 관련된 팁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교환학생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배우는 것이 좋을 지에 관해서 적고자 했습니다. 학교 관련 팁은 오지원 님께서 이미 적어 놓으셨습니다. 가기 전 무엇을 목표로 가면 좋을 것인지, 갔다 오면 무엇을 느낄 수 있는 지를 알려줌으로써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글로써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또한 이 글은 저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적은 글이기 때문에, 다소 개인적인 생각과 긴 글이 되었기 때문에 이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말레이시아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었습니다. 교환학생 신청 하기 1년 전에 충남대학교 주최로 열렸던 해외 경제문화 탐방 공모전에 당선이 되어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을 경험하고 난 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느꼈고, 아시아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탐방 후 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었고, 태국 부라파대학에 가서 학술논문도 발표했었습니다. 또 IMF아시아 컨퍼런스에 초청학생 자격으로 IMF 칸 총재와 타운홀 미팅도 가졌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짧게 얻는 간접적인 경험보다는 몸과 눈으로 배울 수 있는 직접적인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말레이시아로 교환학생을 신청했습니다. 많은 아시아 국가 들 중에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문화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화두는 단연 화합이라고 생각해왔었습니다. 그것을 말로만 외치기 보다는 직접 배우고 싶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민족 국가입니다. 말레이와 중국인 그리고 인도인 등 이들 3 민족과 소수민족이 ONE말레이시아라는 이름 아래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레이시아 국교는 이슬람입니다. 이슬람 국가들이 그러하듯이 말레이는 돼지라는 단어를 가장 싫어하며, 소고기는 먹되, 돼지고기는 절대 먹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은 어떨까요?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은 소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기 때문에 돼지고기는 먹지만 소고기는 먹지 않습니다.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은 둘 모두 다 먹습니다. 이렇게 식습관과 종교관이 철저히 다른 민족이 화합을 하고 살아가는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나누며, 어떻게 모여서 함께 힘을 합치고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을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공존을 통해 연 5% 이상의 성장을 이루는 동남아시아의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가로 거듭나게 되었는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더 이상 단일민족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는 한국사회가 준비해야 할 일들이 거기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저 출산 국가인 우리나라는 외부에서의 노동력 수급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또한 앞으로의 글로벌 시대에서는 배타적인 민족성이나 문화적 수용력이 부족해서는 국가적인 도태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존을 배우고 위해 말레이시아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에 저는 여러 가지 목표 리스트들을 만들고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했습니다. 몇 가지는 성공하고 몇 가지는 실패했었습니다. 몇 가지를 추려보자면, 1. 학생의 신분으로서 학업에 충실하자. 2)가능한 다양한 문화를 접해서 눈을 넓히자. 3) 다민족 국가로부터 화합과 공존 등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자. 4) 그쪽 문화를 받았으니, 한국 문화로 돌려주자.(한국 문화를 세상에 알리자). 등 이었습니다.
1)학생의 신분으로서 학업에 충실하자
우선 말레이시아에서 첫 수업을 듣고 나오면서 저는 많은 좌절을 했습니다. 사실 말레이시아는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민족이 같이 살아가기에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첫 수업 역시 영어로 진행이 되었는데, 일상적인 회화 수준의 영어가 아닌 전공을 전문적인 영어로 외국인 학생들과 같이 배운다는 점은 저를 주눅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부족하면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여 극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한국인의 부지런함으로 승부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은 제가 수업 시간의 경험담입니다. 수업 방식은 우리나라 스타일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마케팅 수업 때, 교수님께서 각 조마다 준비해올 챕터를 정해주시고, 다른 학생들에게 챕터를 설명해주라고 과제를 주셨습니다. 주어진 발표시간 동안 무엇을 해도 상관 없는 일일 교수권한을 주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권한위임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시 먼저 발표한 다른 조들이 설명 식의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왔고, 많은 학생들이 지루해하고 집중하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프리젠테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적인 설명이 아닌 호흡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같이 공감하고 즐기지 못하면 열을 가르치려고 한 들 하나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직접참여도 할 수 있고 보고 웃을 수 있는 퍼포먼스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뮬레이션 연극(play role)을 준비했습니다. 당시 마케팅의 stp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는데, 저희는 가상의 화장품 회사를 만들어서 고객을 어떻게 세분화 하고 타게팅하고 마지막으로 포지셔닝 하는지 일련의 과정을 연극으로 풀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샘플 화장품으로 수업시간에 프로모션 행사도 하여 여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하고, 최종 제품 출시 과정 부분을 설명 할 때는 청강생 들 중에서 지원자를 뽑아 직접 화장품을 발라서 before / after 퍼포먼스로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공부를 통해 모든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외국대학이라고 학점 걱정 때문에 교환학생을 망설이신다면, 망설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딱 공부를 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생각으로 많은 것을 부딪혀서 경험을 통해 배우고자 했습니다.
2) 가능한 다양한 문화를 배우자.
학과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여러 나라 학생들과 어울려서 문화를 배우고자 했습니다. 이란학생들과 축구를 같이하면서 서로 함께 웃으면 땀도 흘렸고, 중국친구들 집에 초청되어 중국설날을 함께 보내기도 했습니다. 한국 설날과 달리 온통 붉게 변하는 거리며, 집을 보면서 색다른 설 문화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언론들이 다소 친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찍이 제가 아는 사실들이 정말 사실일까 궁금해왔습니다. 제가 한국언론을 통해 뉴스의 진실된 one source가 아니라 왜곡되고 편향된 정보를 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라크 친구들에게 미국과의 전쟁에 관해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했고, 제가 알지 못했던 사실이나, 지나치게 편중된 시각을 다소나마 중립적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또이라크 친구들이 말하는 걸프전쟁과 이란 친구들이 말하는 걸프전쟁은 같을 수 없었으며, 이러한 중립적인 시각을 갖고자 하는 노력들이 다양한 생각과 대안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문화를 경험하면서 저는 우리나라 문화를 외부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우리나라 문화의 소중함과 우수함을 더욱 깨닫게 되어 우리 문화와 한글, 언어 등에 더욱 감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화에서 좋은 점이 있다면 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여 많이 배우고자 노력했습니다. 중국인들의 문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사업에 실패를 했다고 가정을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투자자들은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고 실패자라고 낙인 찍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오히려 돈을 더 빌려서 그 사업자가 자신들의 돈을 갚을 수 있게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통해 상도가 무엇이며, 어떻게 더불어 성공하고 화합하여 살아가지는 많은 점을 배웠습니다.
3) 다민족 국가로부터 화합과 공존 등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자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알아가면서, 글로벌 매너는 ‘배려’에서 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서로 이해하려는 배려가 그들을 뭉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타 문화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점을 찾아서 더불어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Satu malaysia(뜻 : one malaysia)라는 국가 정책 아래에서 다민족 국가인 말레이시아를 하나로 묶고자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말레이, 중국인, 인도인이 모두 먹을 수 있는 치킨을 주요 식 재료로 사용하여 함께 식사도 즐기고 파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행동들은 상대 문화에 대한 배려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또한 배려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각종 문제에 대해서 중재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그 나라의 문화를 배웠으니, 우리 문화를 알리자.
저는 제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우리나라의 품격을 나타내며, 외국인들이 저의 행동을 통해 우리나라를 바라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치 한국 홍보대사처럼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류열풍이 한창인 동남아시아에서 단지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편향된 한국문화가 아닌 제대로 된 우리문화를 알려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홍보를 할 수 있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았고,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당시에 아는 지인이 현지에서 비즈니스 중인 Kmt(korea malaysia trade)라고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한국의 음식재료나 과일 등을 수입하여 말레이시아에 판매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래서 같이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안나리 학생과 함께 한국의 문화를 대학생들에게 알리고자 하니,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단지 도움의 요청이 아닌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잠재적이며 장기적인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현지 대학생들에게 kmt의 한국음식들을 홍보해주겠으니 스폰서가 되어달라고 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한복과 홍보부스, 각종 김치와 막걸리, 과자, 라면, 음식샘플 등의 대량지원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홍보도구들을 통해 한국교환학생들과 함께 학교 내에서 한국을 알리는 활동을 펼쳤고, 학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계 학생들은 한국의 막걸리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저는 막걸리가 국제 와인대회에서 수상한 내역과 좋은 점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코리안 사케’라고 부르는 학생들에게 ‘막걸리’라고 다시 정정하여 가르쳐주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구매를 원하여, 그 학생들을 kmt 쪽으로 연결 시켜주었고, 덕분에 kmt와 저의 협력은 win-win으로 효과를 보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글을 통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목표를 명확히 세워서 그 것을 이루고 오라는 것입니다. 방향성을 잡고 경험을 얻는다면, 자신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실 겁니다. 남들은 미국이나 영국 등으로 가려고만 하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저는 더욱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갔습니다. 이처럼 소신을 가지고 교환학생을 간다면,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소중한 경험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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